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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不狂不及)

블로그에서 目다

by 하승범 위드아띠 2006. 12. 2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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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본 영화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1815년 엘바섬을 탈출한 나폴레옹이 벨기에의 워털루에서 웰링턴공작의 영국/네넬란드/벨기에/프로이센 등의 연합군과 벌인 전투를 그린 '워털루(Waterloo)'(1970년제작 이탈리아, 소련)라는 영화였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나폴레옹은 워털루전투에 패하여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재차 유배를 떠나게 된다. 그런데 흥미 있는 것은 이 싸움의 승패에 있어 나폴레옹은 물론 웰링턴공작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연합군과의 전투를 위해 출정한 나폴레옹은 워털루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프로이센 군의 게브하르트 폰 블뤼허장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하였다. 나폴레옹은 후퇴하는 프로이센 군을 추격하도록 '그루시'장군에게 3만 여명의 병사와 100여대의 대포를 주었다고 한다.  열정도 책임감도 없던 그루시장군은 그저 프로이센 군을 '추격'하는 일 만 하였습니다. 

그는 적극적으로 추격하지도 않았고 세심한 정찰대도 운영하지 않았으며, 프로이센 군을 타격하기 위한 별도의 작전도 구상하거나 실행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프로이센 군이 웰링턴공작의 연합군을 지원하기 위해 워털루로 이동하며 자신들의 근처를 지나갈 때도 그것을 무시하고 일부 병력이 남아 프랑스군을 유인하는 프로이센 군 만을 오로지 추격하였습니다.

나폴레옹은 워털루에서 그루시의 3만여 병력이 지원을 할 것을 고대하였으며 그루시를 기만하며 워털루로 밀려드는 프로이센 군을 처음에는 그루시의 군대로 착각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웰링턴공작의 연합군은 프로이센 군의 측면공격에 힘입어 나폴레옹군을 제압하게 됩니다.

역사가 에릭 두르슈미트는 "나폴레옹은 워털루에서 의욕과 열정을 잃어버린 부하 그루시 때문에 참패를 당했다.  나폴레옹도 신은 아니었기에 책임감 있는 부하를 필요로 했다.  오랜 인류의 역사가 보여주듯 인간은 열정이 빠진 책임감으론 아무런 창조적 성과를 이룰 수 없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당시 나폴레옹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매우 좋지 못한 상태였던 관계로 그 모든 잘못을 '우연'의 역사에 돌릴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불광불급(不狂不及) - 미치지 않으면 아무것도 미치지 못한다'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루시에게는 그 전투를 꼭 이겨야겠다는 의지가 부족했었습니다.  그의 마음에는 이미 그 전투는 패배한 싸움이었던 것입니다.  그루시가 좀더 냉철하고 열정적이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 2006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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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13 02:41
    불광불급이라는 고사성어나 사자성어는 유사이래 없습니다. 불광불급이란 말은 미친개가 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에 문자로 어떤 무지한 사람들에 의하여 인터넷에 퍼진 잘못된 신조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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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군요!... 하지만 언어가 사람들간의 약속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신조어'는 새롭게 만들어지고 그 의미는 규정되는 것이기에.. 그런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면 존중되어야 하는 점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신토불이'처럼 이 단어도 이제는 '열정'을 이야기하는 의미로 자리매김하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