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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새 리더십이 일본 경제를 부활시켰다.

블로그에서 目다

by 하승범 위드아띠 2007. 1. 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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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회복의 회복 비결은 바로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 회복에서 찾을 수 있고, 그 중심에는 일본 기업 CEO들의 리더십이 자리잡고 있다.

훌륭한 경영자는 전략·마케팅 등에 대한 탄탄한 경영지식과 논리적 사고력 등 하드(hard) 스킬과 동시에 리더십이라는 소프트(soft) 스킬을 갖춰야 한다. 이 중 경영지식을 기반으로 한 하드 스킬은 부하나 타인에게 위탁할 수 있지만, 리더십은 경영자 고유의 영역으로 타인에게 위임할 수 없다. 일본 경제를 회생으로 이끈 일본 CEO들의 강점은 경영지식보다는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수십년간 일본 대표 기업들에 대한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CEO 리더십의 핵심을 끈기, 부드러운 통솔력, 체면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 등 세 가지로 정리했다.

1. 끊임없이 생각하는 끈기를 가져라
일본 제조업의 기수인 도요타에는 ‘왜(why)?’라는 질문을 다섯 번 반복하는 습관이 있다. 예컨대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생산라인을 세우고 “왜 그런가”라는 질문을 반복해 던지는 것이다. 단순히 피상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본질적인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작업이 원활히 진행될 때도 “왜”라는 질문은 그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좀더 개선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궁리하는 것이다. 부하가 상사에게 보고할 때도 마찬가지다. 부하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5~6개 준비해놓지 않으면 상사를 설득시키기 어렵다.

쉼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끈기는 일본 CEO들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하다 지쳐버려 “이 정도면 됐겠지”라거나 “경쟁사도 비슷할 텐데 뭐”라고 치부하며 생각하기를 멈춘다. 하지만 “정말 이것으로 충분할까”라는 의문을 갖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생각해보면 처음에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생각의 횟수와 깊이에 따라 직관력도 향상된다. 생각하는 끈기는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참신한 발상은 하늘이 내려주는 영감이 아니라, 얼마나 끈기있게 생각하느냐의 함수이다. 다카하라 게이이치로(高原慶一朗) 유니참 회장은 “좋은 머리, 예리한 두뇌를 가지려고 하지 마라. 강하고 끈기있는 머리를 가져라”라고 직원들에게 자주 말한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의 ‘가설과 검증’ 시스템은 생각하는 끈기를 영업에 활용한 대표적 사례다. 스즈키 도시후미(鈴木敏文) 일본 세븐일레븐 회장은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더위가 극심했던 2002년 여름에는 빙과류의 매출비중이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2003년처럼 더위가 극심하지 않은 시기에는 유지방이 많은 아이스크림이 더 잘 팔릴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청량음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날씨가 더워지면 소비자들의 선호가 주스에서 탄산음료로, 다시 차음료로 옮겨갑니다. 세심한 관찰을 통해 인간의 심리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가지 않으면, 다음 공격상품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더운 날에는 아이스크림이 잘 팔린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매출실적을 분석해 “기온에 따라 빙과류와 유지방아이스크림 판매량에 차이가 있다”는 진일보한 결론을 얻는 것은 생각하는 끈기의 힘이다. 세븐일레븐이 2위 업체들에 비해 2배 가까운 이익을 내고 있는 것은 바로 ‘생각하는 끈기’를 갖고 ‘가설과 검증’을 몇 번이고 끈질기게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2. 카리스마를 버리고 부드러워져라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란 책에서 “리더십은 카리스마에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카리스마는 리더를 파멸시킨다”고 주장했다. 스탈린·히틀러·마오쩌둥 같은 독재자들이 그랬듯 카리스마는 유연성을 빼앗고 불멸성을 맹신하도록 하며, 변화불가능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과거 일본 기업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수직적 체계와 관리 중심의 문화로 대표되어 왔다. 하지만 환경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경영자가 세부적인 사항까지 일일이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어렵게 됐다. 오히려 직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조직이 변화에 더 강하다. 일본 기업 CEO들도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부드러운 통솔력’을 점점 더 강조하고 있다.

‘부드러운 통솔력’의 핵심은 조직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과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영자는 먼저 종업원 모두가 믿고 따를 수 있는 ?꿈(비전)을 제시하고 ?꿈을 공유하며 ?인간적인 매력을 갖춰야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교세라 창업자는 27세에 창업할 때 “교세라를 세계 제일의 회사로 만들겠다”는 꿈을 내걸었다. 단순히 교토 제일이 아닌 세계 제일이라는 엄청난 목표를 내건 것이다. 그는 “경영자가 현재에 만족하는 순간부터 회사는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꿈을 공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전달한다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경영자의 말하기(said)와 종업원의 듣기(heard)는 일치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또 종업원들이 들었다고 해서 경청(listened)했다고 보기 어렵고, 경청했다 해도 이해(understood)하는 것은 아니다. 종업원들이 이해의 단계를 넘어 동의(agreed)?확신(convinced)에 도달해야 진정한 공유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공유를 할 때는 “N명과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N번 해야 한 사람에게 커뮤니케이션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험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본 CEO들은 ‘밝은 성격과 아름다운 마음씨’를 최고 경영자가 가져야 할 인간적인 매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영 현장에서 가슴이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되면 부하·거래처·고객 모두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본 CEO들은 직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카하라 회장은 “경영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일치단결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성격이 밝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경영자로서 하나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3. 성과를 위해서라면 체면 따윈 버려라
다카하라 회장은 “경쟁사인 가오(花王)나 P&G 경영자에게 경영에 있어서의 의문점이나 고민에 대해 가르침을 받는다”고 말했다. 경쟁자들은 비슷한 고민이나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그 해결책을 똑같이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경영자일수록 외부의 의견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는 역설적인 경향이 있다. 일본 CEO들은 “사업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런 만큼 성과를 위해서라면 체면에 구애 받지 않는다.

PVC·반도체 실리콘·합성석영 등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신에쓰화학공업의 가나가와 지히로(金川千尋) 사장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체면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필요하다면 그 계통의 전문가를 찾아가 머리를 숙이고 가르침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체면을 버리고 내가 했던 말을 취소하기도 한다”면서 “결과를 내기 위해서라면 조령모개(朝令暮改)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성과에 대한 강렬한 의지는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사업 확장과 비례해 늘어나는 직원·고객·거래처·주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책임지려면 경영성과를 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스스로 ‘장사꾼’에서 ‘경영자’로 변모했다고 고백했다. “저는 경영자가 되기 전에는 단순한 장사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단순한 장사꾼이란, 그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회사 규모가 커지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책임이 뒤따릅니다. 회사를 망하게 하지 않겠다는 책임입니다. 장사꾼이 아닌 경영자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 간노 히로시(菅野寬) 일본 보스턴컨설팅그룹 부사장  출처: 조선일보 2006-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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